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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논쟁> 간단한 요약 및 리뷰(1) - 로버트 M. 프라이스

도서 리뷰/신약 리뷰

by 굴러가는오렌지 2020. 6. 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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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에 대한 5가지 관점

 

제목 : 소실점에 선 예수

첫 번째 발제자 : 로버트 프라이스

 

프라이스는 역사적 예수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이 주장은 너무 비약적이고 과격하다).  프라이스는 역사적 예수를 연구하기 위해서 5가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1. 유사성의 원칙이다. 유사성의 원칙이란 자연법칙이 과거와 현재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 원칙에 따라 과거의 자료를 살펴볼 때, 현재 우리의 경험과 위배되는 내용이라면 거짓 자료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병사 한 명이 적군 전체를 무찌르는 옛날 이야기는 우리 경험과 일치되지 않으므로 불가능한 자료로 여겨진다.

 

2. 비유사성의 기준이다. 예수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 주장되는 말씀이 유대교나 초기 기독교의 작품에서 발견된다면 그것은 예수의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출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유대교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예수가 말한 것처럼 소급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 이상적 유형(ideal type)을 기억하는 것이다(ideal type을 한글로 "이상적 유형"이라 번역했지만, 더 정확히는 "이념형"이라는 사회과학 용어이다). 구별된 현상들이 충분한 양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으로부터 하나의 기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이 척도를 사용하여 나머지 현상들도 적절히 해석해보는 것이다. 

 

4. 신학적 합의는 연구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진리는 다수가 지지하는 신학적 합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이론과 주장들은 그 자체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5. 4번째와 같은 맥락에서 다섯 번째 기준은, "결론들"은 매우 잠정적인 것이며 수정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라이스는 위의 다섯 가지의 방법론을 전제로 역사적 예수에 접근하였고, 곧이어 그는 역사적 예수에 대해 3가지를 논증한다. 첫째, 세속적인 자료들에는 예수가 행한 기적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기독교 자료 중에 예수를 실제로 언급하는 "플라비우스의 증언"이 있지만 프라이스는 진부하며 신뢰하지 못할 자료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자고 말한다.

 

둘째, 복음서보다 이른 시기에 기록된 서신서들이 역사적 예수에 대해 증언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서신서들에는 예수가 어떤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처형됐는지 전혀 언급하지 없으며, 서신서 내부에는 예수의 기적에 대한 언급도 없다. 따라서 실제로 예수가 존재했다는 것은 허구라는 것이다.

 

셋째, 비록 서신서들이 구세주 예수의 이름을 거명하기는 하지만, 오직 구세주의 죽음 이후 승귀와 관련해서만 예수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얻었다고 말한다. 빌립보서 2:9-11에서 구세주가 받은 것은 "퀴리오스"라는 칭호가 아니라 모든 이름들 위에 높여진 "예수"라는 이름을 받을 것이다(그러니까 "예수"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성스러운 "호칭"이라는 것이다... 어이가 없지만 아무튼..)

 

그리고 프라이스는 예수의 생애에 관한 복음서의 진술들이 미드라쉬적 산물이라는 과거 학자들의 주장에 동의를 표한다. 초기 교회가 일련의 주목할 만한 사실들로부터 출발하여 구약 성서의 예언을 역추적 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마가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세례 장면은 시편 2:7, 이사야, 42:1, 창세기 22:12(70인역)을 혼합하여 창작했다는 것이다. 프라이스는 예수의 나머지 생애 역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설명한다. 즉, 그는 예수의 생애가 모두 창작된 것으로 본다.

 

예수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이 이렇게 극히 결여되어 있다면, 예수에 대한 역사적인 요소가 완전히 없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예수는 화려하게 채색된 스테인드글라스로 사람들에 의해 꾸며지고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기독교를 경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여전히 성만찬에 참석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신앙의 그리스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첫 번째 논평자 : 존 도미닉 크로산

프라이스가 "플라비우스의 증언"은 진정성이 없으며 지루한 논의라고 치부한 것은 학자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크로산은 지적한다. 크로산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와 타키투스가 다음 네 가지의 논점에 동의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예수 또는 그리스도가 창시한 운동이 있었다. 둘째, 빌라도에 의한 사형 집행이 있었다. 셋째, 그 운동을 종결하려는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지속되었다. 넷째, "그리스도인들"의 운동은 지속되고 있다. 크로산은 이러한 외부 자료가 비록 부차적인 증거이긴 하나 역사적 예수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크로산은 예수가 역사적 인물이라고 확신하는 중요한 증거를 제시한다. 하나님의 성품에 기초한 비폭력적인 저항의 삶을 선포한 초림의 예수와 요한계시록에서 학살을 통해 웅장한 완성을 위해 다시 오는 재림의 예수 사이에 현격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비유적 인간 예수를 창조한 것이라면 그들은 서로 판이하게 다른 두 명의 비유적 인물을 창조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 한다. 이것이 크로산에게 예수가 역사적인 근거이다.

 

두 번째 논평자 : 루크 티모시 존슨

존슨은 예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것을 두 가지 사실을 들어 설명한다. 첫째, 역사 속에서 갑자기 출현한 예배가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한 메시아에게 드려졌다는 것이다. 예수 이전에는 기독교 운동이 존재하지 않았고 예수 등장 이후에 신자들의 경배 대상은 로마 권력에 의해 처형당한 유대인 메시아였다고 말한다. 둘째, 최소한 27권의 구별된 작품들이 예수 등장 이후 5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저술됐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 저작들은 문학적, 사회적, 신학적 관점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인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말하고 있다. 존슨은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은 작품들이 발생한 것이 역사적 예수가 실제로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존슨은 프라이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첫째, 외부인의 증거는 프라이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존슨은 프라이스가 <유대고대사> 18과 <유대고대사> 20에 나오는 구절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구절들은 신약성서의 지식이 아니라 관찰, 보도, 소문에서 유래된 구절들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바울 서신 안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가 들어가 있다. 바울은 예수가 유대인이며(갈 4:4), 다윗의 진정한 후손이며(롬 1:3), 메시아(롬 9:4)였다고 언급한다. 셋째, 프라이스의 주장과는 달리 복음서 구절과 구약 본문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구약 성경에는 수난 당하고 죽었다가 승귀하신 메시아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존슨은 프라이스가 적절한 자료들을 쉽게 무시하는 실수를 한다고 지적하였다.

 

세 번째 논평자 : 제임스 던

제임스 던은 신학자들 중에 아직도 예수를 가상의 인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첫째로, 던은 예수가 죽은 지 4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그의 가르침이 문서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구두 전승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의 논지는 이렇게 빠른 기간 안에 예수라는 인물에 대한 글과 구두 전승이 발생했다면 예수가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던은 예수의 말씀들이 초기 교회의 가르침과 유사하다고 해서 진정성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 프라이스는 비유사성의 법칙에 따라 예수의 말씀이 초기 교회의 가르침과 유사하다면 완전히 예수의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며, 제임스 던은 그 말씀이 예수에게로 소급될 수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주장은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프라이스는 서신서들 내부에 예수의 처형에 대한 역사적, 정치적 맥락을 알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제임스 던은 고린도전서와 갈라디아서를 예로 들어 반박하였다. 고전 1:23, 갈 3:1에서 십자가 처형당한 예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십자가 처형은 로마가 반역자와 노예들을 처형하는 정치적 처형 방법이다. 제임스 던의 주장은 예수가 십자가형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정치적, 역사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논평자 : 대럴 복

대럴 복은 프라이스의 주장에 대하여 다음 3가지를 논평한다. 첫째, 프라이스는 유대 전승과 요세푸스가 제공하는 증거를 무시하였다. 다시 말해, 예수가 비범한 일을 행했다는 요세푸스의 주장이나, 예수가 마술사였다는 유대 전승을 프라이스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대럴 복은 프라이스가 신약 서신서 내부에서 역사적 예수의 존재를 증거하지 않는다고 말한 주장을 거부한다. 로마서 1:2-4의 전승은 예수의 육체적 죽음과 부활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셋째, 대럴 복은 우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예수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냈다면, 어째서 우리가 듣기에 불편한 심판이나 죄에 대한 책망을 주장하는 인물을 만들었겠느냐 반문한다.

 

리뷰

이 책에서 첫 번째 논쟁거리는 프라이스가 주장한 "예수-신화 가설"이다. 예수가 1세기 갈릴리 지역에서 활동했던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종교적 혼합물로 탄생한 가상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아주 자극적인 가설인데, 프라이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근거를 매우 편파적으로 선별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근거들은 쉽게 가져와 사용하지만 반대되는 구절들, 즉 요세푸스와 같은 역사가들의 진술은 위증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넘겨버린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확증편향적으로, 역사적 예수를 살펴보는 데 있어서 절대로 객관적일 수 없다. 프라이스의 발제는 나머지 다른 신학자들에 비해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다섯개의 발제 중 첫 번째 내용이 지나치게 허무하여 사실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역사적 예수를 탐구할 때 이런 가설이 있었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는 정도로 참고하면 되겠다. 다행히 나머지 발제 부분들은 상당히 흥미로우니 관심 있는 분들은 구매하여 정독하길 추천드린다. 

이 책은 역사적 예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나 정리가 덜 된 사람들이 읽기에 적합하다. 역사적 예수를 연구하다 보면 수많은 이론들에 매몰되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 책은 서론 부분에서 간단하지만 연구사 부분을 친절히 정리해 주었고, 예수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한 책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입문서는 아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상태에서 접한다면 상당히 어려울 수 있으니 참고바란다.

 

<역사적 예수 논쟁>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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