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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무교회주의란 무엇인가> 요약 및 논평

도서 리뷰/신약 리뷰

by 굴러가는오렌지 2020. 9. 1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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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하라 다다오의 <무교회주의란 무엇인가> 홍순명 역

 

무교회주의란 간단히 말해서 기존에 존재하는 제도적 교회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교회주의자들은 '교회' 그 자체를 거부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교회주의는 교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단어를 다르게 정의합니다. 우선 이 책에서는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를 먼저 살펴봅니다. 책에 따르면, '에클레시아'는 원래 종교적 용어가 아니었으며 그리스 도시의 민회를 뜻하는 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도시의 자유민들이 모여서 정치적 문제를 토론하는 모임이었고 특정한 제도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초기 크리스천들은 이 단어를 빌려와서 자신들의 모임을 부르는 말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신약 성경에 기록된 에클레시아는 어떤 제도나 조직이나 형식에 제한을 받는 교회가 아닌,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있는 상황을 설명하는 단어입니다.

 

이 책에서는 예배의 장소나 방식이나 제도적 형태를 매우 비판합니다. 왜냐하면 율법의 행위로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며 제도를 지킨다고 구원을 받거나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저자는 대단히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무교회주의는 순복음주의(여의도순복음교회를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제도적 교회나 예전과 같은 형식으로부터 완전히 결별한 상태를 뜻합니다. 세례식이나 성만찬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신앙인에게는 더 이상 없으며, 설령 그것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특정한 직분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할 이유는 없고 누구든지 하고 싶다면 자유롭게 이행해도 된다고 말합니다. 이런 무교회주의는 제도와 전통을 중시하는 기존 교회와 극심한 갈등을 빚게 됩니다.

 

무교회주의자들도 실제로 일요일마다 소규모로 같이 모임을 갖고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말씀을 배웁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형식과 제도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 대 인간이라는 인격적인 만남을 매우 강조합니다. 요한복음 4:23에 나타나는 "영과 진리" 중에서 무교회주의자들은 '진리'를 인격적으로 진실한 태도로 해석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진실한 사람이 사람에게도 진실한 법으로 여깁니다. 이렇게 진실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을 교회의 제도보다도 더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교회주의는 종교 세력이 아닙니다 ... 재산도 없습니다. 건물도 없고 기금도 없습니다. 소속회원이란 것도 없습니다. 있는 것은 다만 신앙에 의한 친구 관계뿐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 무교회 신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지울 것도 없습니다(책의 일부 중)."

 

결론적으로 무교회주의는 사람이 의롭게 되는 데 있어서 교회의 형식이나 제도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무교회주의자들도 여전히 '교회'에서 소규모로 모이지만 그들의 모임은 기존의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교회'이며, 인간 대 인간 사이의 인격적인 만남이 제도와 형식보다 중요한 자리입니다.


코로나 이전 시대에도 교회라는 곳은 여전히 비판받고 욕을 먹는 장소였습니다. 교회 밖으로 드러난, 혹은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부패와 타락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교회의 임원이나 성직을 담당하신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교회의 이러한 문제는 정말 큰 골칫덩어리였습니다. 여기저기서 개혁을 부르짖고 회개하여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외침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교회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습니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교회를 미워했다면 지금은 교회를 증오합니다. 이웃 사랑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포기하였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불필요한 고집만을 붙잡고 있습니다. 정말 수치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제도적 교회 역시도 사랑을 실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제로 구현해내는 장소였습니다. 교회 내부적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하고, 교회 외부적으로도 사랑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의문이 생깁니다. 교회 내부적으로도, 교회 외부적으로도 기존 교회는 예수님의 사랑의 가치를 전혀 드러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많은 기도회와 사경회들이 있었지만 연일 터져 나오는 뉴스를 보면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혀 따르지 않는 제도적 교회는 왜 필요한 건가요. 교회의 존립 목적 대하여 대단히 심각할 뿐만 아니라 아주 근본적인 질문이 생겨납니다.

 

이 책을 읽고 감명이 깊었던 것은 교회의 제도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소규모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인간다운 모임을 갖는 것, 그리고 서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교회'를 통하여 다시금 이웃 사랑이 회복되고 진실한 예배가 만들어지는 미래가 찾아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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